긴른 조각글 1
1. 아오. 넌더리가 난다는 듯 시선이 얽혔다. 그 표정은 이쪽에서 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짜증스럽게 응수하려던 외침은 결국 입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. 걸음을 딛는 순간 평형 감각이라도 잃은 듯 휘청거리는 몸을 보곤 저도 모르게 다가서려 했기 때문이다. 끝으로 갈 수록 하늘색처럼 빛나는 은발이 나풀거렸다. 그렇게 쳐맞고도 멀쩡해보이는 얼굴에 다시금 짜증이 솟았었지만 역시나 얼굴에만 상처가 덜한 것이었다. 이제보니 귀 부근에선 핏방울이 톡톡 거리며 검은 옷에 스며들고 있었다. 와, 넘어질 뻔 했다. 짧은 감탄사와 함께 겨우 중심을 잡은 그가 여전히 허리를 굽힌채 한숨을 내쉬었다. 그를 지켜보는 히지카타의 분노가 단전부터 끓어올랐다. 얼 빠진 얼굴로 노려보는 시선에 긴토키가 고개를 들으며 웃었다. 야, 표정 ..
긴른 조각글
2016. 8. 12. 12:40